안경렌즈 두께에 올인! "크롬하츠 프로스티드" 제작 후기
안경 착용자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릅니다.
누구는 안경 가격, 누구는 시력검사, 누구는 가공 수준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이번에 방문한 손님은 그중에서 안경렌즈 두께에 올인한 케이스입니다.
앗, 렌즈 두께에 몰빵했다고 하기엔 안경테가 크롬하츠 프로스티드네요.
하하!! 어찌됐든 좋은 안경을 구매한 김에 안경렌즈에도 신경을 많이 쓴 케이스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손님이 가져온 크롬하츠 (반) 무테안경입니다.
다른 안경원에서 며칠 전 가공한 안경렌즈가 장착된 상태입니다.
제가 보기엔 무난한 두께로 보입니다.
하지만 손님이 보기엔 두껍다고 느껴졌나 봐요.
자꾸 신경이 쓰여서 더 얇은 렌즈로 교체를 원하더군요.
타인의 감각이나 감성은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맞고 틀리다는 개념이 적용되는 부분이 아닙니다.
손님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면 이해하고 적합한 해결책을 내놓는 게 현명한 방법입니다.
작업한 안경에 끼워져 있는 렌즈는 굴절률 1.67 자이스 클리어뷰 렌즈입니다.
도수는 약 -4 디옵터 정도라 무난한 추천에 무난한 선택입니다.
하지만 손님은 이에 만족하지 못했기에 남은 선택지는 굴절률 1.74입니다.
선택지가 많지 않아 렌즈는 바로 결정되었습니다.
자이스 클리어뷰 1.74!!
제대로 된 작업을 위해 기존에 작업한 안경렌즈를 제거하고
원래 장착된 데모렌즈로 교체합니다.
번거로워도 이런 과정을 거치는 이유는
타 안경원에서 작업 중 발생했을지 모를 오차를 제거하기 위해서입니다.
아무리 샘플과 똑같게 만든다 해도 샘플자체가 오염이 되었다면 우리의 노력이 헛수고가 될 수도 있으니
조심하는 차원에서 이렇게 하는 게 옳습니다.
안경렌즈 하나 제거 했을 뿐인데 엄청 많은 파츠들이 나왔네요.
역시 크롬하츠 답습니다. 안경사는 죽을 맛이구요. 그래도 허술한 안경들보다 100배는 낫습니다.
만드는 재미도 있고 만들고 나면 보람도 있고...
오리지널 렌즈를 장착하고 렌즈에 수평을 표시합니다.
다시 분해를 하고 데모렌즈를 스캔합니다.
정밀하게 스캔한 데이터가 가공장비로 전송됩니다.
구멍 위치와 크기는 오차가 있을 수 있어 오리지널 데모렌즈와 비교하며 수정합니다.
세팅 과정이 끝나면 바로 렌즈가공을 하는 게 아니라
최종 리허설을 진행해야 합니다. 못쓰는 렌즈를 이용해 세팅한 값이 옳게 되었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최종리허설은 최종리허설 수정--> 최종리허설 수정본 최종 수정--> 최종리허설..........
이렇게 끝도 없이 갈 수 있지만 안경 짬밥이 있는 관계로 1~2회로 마무리됩니다.
이번엔 운 좋게도 단 한 번만에 완벽한 결과가 나왔네요.
이제 본 렌즈를 사용해 제대로 만들기만 하면 됩니다.
장착된 테스트 렌즈를 다시 제거합니다. 어휴.... 너무 지쳤네요.
본격 작업 후기는 다음 편으로 넘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