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2K 이후 시간 흐름에 대해 관대해지다 보니
눈 깜짝할 사이 2020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네요. 후하~
나만 안 늙을 줄 알았는데 나도 나이 들고 있다는 서글픔에
잠시 과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얼마나 가 볼까요? 한 백 년 전 쯤?
지역은 어디가 좋을까요?
가보고 싶은 곳, 이탈리아가 좋겠습니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안경원에 들어가 봅니다.
희한한 안경들이 많네요.
(이하 이미지 출처 :사필로 갤러리)
주인 안경사 아저씨가 박스 안에서 무언가 주섬 주섬 꺼내기 시작합니다.
코에 걸면 코걸이가 아니라 안경이 되는 PINCE-NEZ 안경입니다.
탄성이 강한 금속을 브릿지로 사용해 안경을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미국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사용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코가 낮은 저에겐 그림의 떡이네요.
△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핀서안경
핀서 안경이 유행하다 보니 좀 더 개량된 형태도 나옵니다.
브릿지의 탄력을 이용한 게 아니라 코받침의 스프링 기능을 이용해 잡아주는 방식입니다.
그리고 귀족들만 사용할 수 있는 고급 핀서 안경도 있네요.
이 안경은 나폴리 여행 중 배운 셀루로이드로 안경 만드는 기술을 핀서 안경에 접목 시킨 제품 이랍니다.
PINCE-NEZ 타입 말고도 다양한 안경들이 눈에 띄네요.
1차 세계 대전 이후 유럽 전역에 퍼진 셀루로이드를 이용한 안경이 많네요.
디자인도 요즘 유행하는 것과 별 다르지 않네요.
하여간 안경 보는 눈은 이태리나 100년 후 한국이나 거기서 거기네요.
워매? 요즘 핫한 윈저 스타일 안경도 잔뜩 있네요?
코받침만 없다 뿐이지 몇 장 사다 매장에 갖다 놔도 잘 나갈 것 같네요.
어, 선글라스도 되나 봅니다. 정말 여기가 100년 전 안경원 맞나요?
거 참, 대단합니다. 여행을 계속해야 되니 선글라스 하나 맞춰야겠어요.
"사장님 색상은 어떤 것으로 할까요?"
잠시 눈앞에서 사라진 사장님이 뭔가 이상한 판대기를 하나 갖고 옵니다.
'아...아...니 저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렌즈 샘플 판 입니다.
요즘에 비해 색상은 몇 종류 없지만 그래도 이런 게 있다니 놀라울 뿐입니다,
선글라스를 의뢰하고 잠시 매장을 둘러봅니다.
안경원 벽면에 걸려있는 컬러풀한 선글라스 디피도 눈에 띄네요.
그리고 오픈 된 조제실도 눈에 들어 옵니다.
안경사 한 분이 열심히 안경을 만들고 있네요.
PINCE-NEZ 안경을 만드는 것 같습니다.
렌즈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뭘로 뚫을까요?
요즘처럼 플라스틱 렌즈가 나오는 것도 아니고 전동 드릴이 있는 것도 아닐 텐데...
어랏, 저 이상하게 생긴 것을 사용하나? 설마?
펌프 드릴이라고 하네요.
막대봉을 위 아래로 움직이면 금속 끝에 박힌 다이아몬드 핀이 회전하면서 구멍을 뚫는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해야 될 것 같은데 생각보다 오래 걸리진 않네요.
이젠 내가 구입한 선글라스를 만들 차례인가 봅니다.
구입한 안경 사이즈에 대충 맞게 잘라낸 유리로 만든 선글라스 렌즈를 들고 있습니다.
'저걸 안경테에 집어 넣기 위해 정교하게 갈아내야 하는데 100년 전에는 어떻게 했을까?'
이건 우리 안경원에도 있는 수동 옥습기?
물론 220v 전기로 돌아가는 모터가 달린 것을 아니지만 그래도 정교한 가공을 위해
곡 필요한 장비인데 이미 100년 전에도 있었군요.
타임 슬립으로 잠깐 100여년 전 이탈리아의 한 안경원을 갖다 왔더니
피곤하네요. 저는 이만 자야겠습니다.
더 궁금한 게 남은 분들은 http://www.galleriasafilo.com/ 를 방문해서 구경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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