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뿔테 안경 시트 이식 재생 수술"

나이든 세포를 재생 시켜주는 줄기 세포 이야기가 아닙니다.

늘어진 피부를 팽팽하게 당겨주는 리프트 실 이야기도 아닙니다.

말 그대로 갈라진 뿔테 안경을 수리하는 새로운 방법에 관한 이야기 입니다.

손님 뿔테 안경을 피팅하다가 다리 끝 부분이 '틱'하고 결이 나가고 말았습니다.

아이 안경을 맞춰주기 위해 오신 분인데 평소 착용감이 불편해 피팅만 의뢰했다가 사고가 난 것입니다.

오래 된 뿔테 안경은 땀에 있는 여러 성분들이 스며있어 

잘못 손대면 살얼음처럼 깨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자는 글이 아니니 상황 설명은 이쯤에서 끝내고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도록 하겠습니다.

어찌 됐든 해결을 해줘야 하는 상황이라 여러 방면으로 고민해 봅니다.

금속 심이 박혀있는 다리 끝 부분에 미세하게 금이 간 상태라 

표면에 금이 생긴 부분만 없애면 해결될 문제입니다.

'아세톤을 이용해 아세테이트를 살짝 녹여 붙일까?'

'드라이버를 뜨겁게 달궈 금 간 부분을 짓이겨 붙일까?'

여러 방법을 고민하다 갑자기 떠 오른 생각이 바로

'뿔테 안경 시트 이식 재생 수술' 되겠습니다.   

머리 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1.투명 아세테이트를 얇게 썰어낸다.

2. 슬라이스 된 아세테이트를 샤브샤브에 데친 소고기처럼 살짝 용해 시킨다.

3. 흐믈흐믈해 진 아세테이트를 갈라진 부분에 반창꼬 붙이듯 펴 바른다.

4. 단단하게 굳은 후 다듬는다.

5. 광택 및 마무리

구상은 이렇지만 잘 실행될지는 알 수 없는 상태.

해결 방법은 진짜 해보는 것.

자, 그럼 낭만안경사 '홍사부'를 불러와 시술을 해 보겠습니다.

아세테이트 썰기

투명 아세테이트 시트입니다.

줄 톱을 이용해 최대한 얇게 썰어냅니다.

얇은 절편이 만들어졌네요.

얼마나 얇게 톱 질을 했는지 살짝 돌려 보겠습니다. 

  

  수제 안경 3년 1년이면 이 정도 톱 질은 가능합니다.

  

줄기세포 만들기

'저미다' , '절이다'? 뭐가 맞는 걸까요?

아세테이트 붙일 때 사용하는 접착제에 살짝 담가 흐믈흐믈하게 만드는 과정입니다.

힘들게 만든 얇은 시트가 아까워 반으로 갈라 사용합니다.

 

너무 오래 담가두면 아마 녹아서 사라질지도 모르겠네요.

접착제를 머금는 순간 톱 질의 흔적이 용해되면서 투명하게 변합니다.

이게 바로 일종의 줄기 세포가 되는 것입니다. 

붙이기/말리기

부드러워진 시트를 원하는 곳에 붙이는 작업으로 난이도가 높습니다.

만약 다음에도 이 작업을 할 기회가 있다면 다른 방법을 쓸 예정이고 그 방법은 비밀입니다.

반창꼬 붙이는 것처럼 한 바퀴 빙~ 둘러줍니다.

5시간 정도 지나면 접착 부위가 단단히 고정됩니다

다듬기/마무리

여러 도구를 이용해 턱이 생긴 부분을 없애는 평탄화 작업을 합니다.

적당 선에서 끝내고 마무리 작업에 들어갑니다.

 

광택 작업을 끝으로  마무리하면 "세계 최초 뿔테 안경 시트 이식 재생 수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