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선글라스들의 정체는? '난이도 갑' 선글라스도수넣기

일본에서 구입했다며 손님이 3개의 선글라스를 갖고 왔습니다.

쿠보라움.

쿠보라움.

쿠보라움.

이미 국내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진 브랜드인데 

왜? 굳이 일본에서 구해왔을까요?

그리고 선글라스도수넣기를 위해 가우디 안경원까지 방문했을까요? 

선글라스도수 작업한 사진을 보면서 그 궁금증에 대해 조금씩 알려드리겠습니다. 

오, 이게 뭔가요?

까맣게 구운 벽돌을 안경 모양으로 깎아내고 그 위에 금속 장식 같은 것을 끼얹었나?

  

해당 모델은 쿠보라움의 burnt (아마 독일어인 듯...)컬렉션 중 리미티드 에디션 모델입니다.

8mm 아세테이트 시트를 불로 살짝 구워(?) 표면 가공을 한 후  위에 실버 장식을 붙인 모델입니다. 

이 엄청난 비쥬얼의 선글라스는 눈으로 보는 것 보다 더 큰 문제를 떠 안고 있는데

도수용 선글라스 렌즈로 교체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1. 두꺼운 8mm시트는 어지간한 열처리로 테에 변형이 생기지 않습니다.

2. 열처리 과정에서 테와 부착된 금속이 파손 될 수 있습니다.

3. 프레임이 고가라 문제 발생 시 해결책을 찾기 어렵습니다.

4. 손님의 안경도수는 -8디옵터 . 고도근시라 렌즈가 두꺼워 조립이 어렵습니다.

이런 악 조건에도 불구하고 작업을 의뢰 받은 이유는 하나 입니다. 

저를 믿고 일부러 방문해 줬기 때문입니다. (아...부끄부끄..)

한번도 해보지 못한 작업을 할 때, 게다가 실패 할 경우 리스크가 클 때 

안경사들은 고민하게 됩니다. 

혹여 작업 의뢰했다가 안경사가 거부하더라도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자랑은 이쯤에서 하고 나머지 선글라스 사진들 구경해 보겠습니다.

쿠보라움 리미티드 에디션이라 자주 볼 수 있는 선글라스들이 아닙니다.^^ 

참고로 현재 사진 속 모든 선글라스는 도수용렌즈로 교체해 놓은 사진들입니다.

다행히 무사히 작업을 마쳤습니다.

비록 3개하는데 2시간 이상 걸리긴 했어도 아무 탈 없이 작업한 것에 만족하렵니다.^^

손님의 말에 의하면 부착된 금속은 모두 실버(은)라고 합니다.

거칠고 투박해 보여도 나중에 광택 작업하면 반짝반짝 윤기가 흐르지 않을까...싶네요..

    

아, 선글라스 렌즈에 대한 설명이 빠졌네요. 굴절률 1.67 하이커브렌즈로

최근에 출시된 골드 반밀러 코팅이 옵션으로 추가되어 완전 골드 미러코팅에 비해 은은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이 듭니다.  

두번째 쿠보라움 선글라스는 작업 난이도가 어마무시한 제품입니다.

고대 그리스인 헤어스타일을 연상시키는 라인이 들어간 이 모델은

얇은 두께의 실버체인을 몇 바퀴 감아 붙여 기존에 보지 못한 비쥬얼을 보여 줍니다.

 

이상 야릇한 이 선글라스가 작업이 어려운 이유는

잘 붙인다고 붙여 놓은 실버체인이 열을 가할 경우 떨어져 버릴 수가 있는데

프레임 두께와 안경 두께를 고려했을 때 프레임에 열을 가하지 않고는 작업이 안되기 때문입니다. 

한참을 이리저리 연구하다가 어렵사리 작업에 성공했는데 

그 과정은 행복한안경사의 비밀 노트에 몰래 적어 두겠습니다.

다음 선글라스는 위 제품과 동일한 모델입니다.

렌즈와 장식 줄의 색만 다를 뿐 같은 제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