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쿠파워 혹은 오덕력이라고 합니다.
흔히 줄여서 덕력이라고도 표현합니다.
'잉여스럽다'라고도 하고 그 분야에 내공이 쌓였다는 의미로도 사용됩니다.
또 어떤 이들은 왠지 바보 같지만 멋있다 라고도 합니다.
올리버피플스 쉘드레이크를 구입하기 위해 손님이 왔습니다.
새로 맞추면서 안경 두개를 꺼내 놓습니다.
두개의 안경 모두 쉘드레이크입니다.색상도 동일합니다.
게다가 둘 다 부러져 있습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 물어보진 않았습니다.
아, 정말 궁금했는데..
새로 구입한 안경도 쉘드레이크 부러진 두개의 안경도 쉘드레이크....
슬슬 냄새가 납니다.
오덕은 오덕으로 통합니다.
'아, 이 양반 꽂혔구나.'
미리 카톡으로 문의가 왔을 때 수리가 어려울 것 같단 답변을 했습니다.
이렇게 부러진 경우 A/S해 줘도 좋은 소리 듣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올리버피플스를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서
이것을 보고 그냥 넘어가는 것은 양심이 허락 치 않습니다.
"안되겠지만 살려보겠습니다."
먼저 부러진 부분을 특수 용제를 이용해 붙입니다.
다행히 부러진 상태 그대로 놔둔 덕에 접착은 용이했습니다.
부러진 뿔테안경을 다시 살리길 원하는 분들은 아래 글을 읽어보세요.
하지만 문제는 부러지는 순간 도망가버린 쉘드레이크 금속 장식입니다.
해당 부속은 올리버피플스에 의뢰해도 구할 수 없습니다.
다른 안경에 붙어 있는 것을 떼어내서 사용해 볼까 했지만
제품마다 차이가 있어서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냥 만들까?'
여기서 멈췄어야 했어요.ㅜㅜ
그냥 생각만 하고 멈춘 후 다른 좋은 방법을 찾았어야 하는데
눈은 이미 뭔가 적당한 것을 찾아 헤매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곧 그것을 발견합니다.
너트를 조일 때 사용하는 와셔입니다.
이것으로 금속장식을 만들면 되겠구나란 생각이들더군요.
바로 실행합니다.
일부를 잘라냅니다.
그리고 갈기 시작합니다.
모든 것은 나와의 싸움입니다
손에 잡힐 듯 말듯 작은 사이즈의 금속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모양을 맞춰갑니다.
직원들이 뭐 하는지 궁금하게 쳐다봅니다.
이리저리 갈아대니 요런 모양이 나왔습니다.
원래 있던 간격에 맞춰보니 한참 큽니다. ㅠㅠ
다시 갈아냅니다.
얼 추 사이즈가 비슷해 졌네요.
다행히 딱 맞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여기저기 갈린 흔적을 없애고 광택을 내야 합니다.
사포로 갈아내고 광약으로 반짝 반짝 광을 냅니다.
이어 붙인 플라스틱 부분도 흔적을 최대한 없애고 나니
그럭저럭 봐 줄만 합니다.
하, 간만에 덕력 좀 발휘했더니 손끝이 덜덜덜 떨리네요.
매번 어려운 수리할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두 번 다시 하지 말아야겠어요.^^
하지만 이렇게 말해 놓고...또 때가 되면 그 마음 변하겠지요.
'안경피팅과 안경수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안경피팅]안경 착용 시 귀가 불편한 이유와 해결 방법 (3) | 2016.07.29 |
---|---|
[꿀팁] 나무 젓가락으로 마구 뒤틀린 안경 고치는 방법 (1) | 2016.07.11 |
반 토막 난 뿔테안경을 깜쪽같이 되살리는 과정 (2) | 2016.01.25 |
부러진 톰포트 뿔테안경 감쪽같이 되살리기 (0) | 2014.06.20 |
간만에 시전한 톰포드의 두꺼운뿔테안경(TF5040) 심폐소생술 (0) | 2013.06.16 |
다 죽어가는 뿔테안경 살리기 "타르트옵티컬 뿔테안경" (4) | 2012.06.23 |
쉽지 않았던 쩍벌남 구찌 선글라스 수리 후기 (3) | 2012.03.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