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tro Vintage

아이고~! 내 아까운 크리스찬 디올 빈티지 안경

행복한안경사 2013.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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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안경사
1996년 안경사 면허 취득후 오늘까지 일 동안 꾸준히 안경사로 살아오고 있습니다.
12,000일 채우고 은퇴할 생각이니 그날까지 안경원에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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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디 안경원
2013년 2월부터 마포구 대흥동에 오픈 후 일 째 조금씩 성장중인 안경원입니다. 계속 성장하는 안경원이 될게요.
가우디 안경원은 과연 어떤 곳일까요?
궁금하신가요? 제대로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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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무모한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정말 조심성 많고 꼼꼼하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행복한 안경사인데도 말이죠.


그 날도 혼자 많이 바빴습니다.

안경원에 온 손님 받으랴..작업하랴..이리저리 할게 많더라구요.

그렇게 힘든 하루가 지나고 퇴근 할 무렵 전화 한 통을 받게 됩니다.



"총각~ 내가 맡긴 안경 다 됐어?"




20년 전에 구입했지만 근 10년간 쓰지 않고 놔두었던 마비스 뿔테안경에

도수를 넣어달라고 부탁한 할아버지 손님이었습니다.

바빠서 확인을 못했는데 다행히 주문했던 안경렌즈는 도착해 있는 상태더군요.



"아..렌즈가 도착해 있네요. 내일 찾으러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  그럼 낼 오전에 찾으러 갈께."



그렇게 약속을 잡고 퇴근 준비를 하는데 아무래도 안경원 문 열자마자 오실 것 같더라구요.



'그래, 그냥 만들고 가자.'



다른 손님이 들어올까봐 나머지 조명은 다 끄고  안경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오래된 안경. 

특히 일정기간 사용했던 뿔테안경은 가급적 의뢰를 받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왜냐하면 안경상태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의뢰를 받더라도 손상되거나 부러질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소비자에게 미리 고지를 하고 

동의를 구한 후 작업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무슨 이유인지 할아버지 손님에게는 이 부분을 빠뜨렸습니다.

별일 없을 거라 생각 한 것이지요.


하지만 그 별 일이 눈앞에서 벌어진 것은 왼쪽 렌즈를 안경테에 끼워 넣을 때였습니다.

오른쪽은 별다른 무리없이 잘 들어갔는데  왼쪽은 테가 줄어든건지 잘 들어가지 않더군요.

이런 경우 보통 히터로 테에 열을 가해 부드럽게 만든 후 밀어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조명을 끌 때 히터도 같이 꺼버려서 (망할 놈의 습관) 열이 좀 약하더군요.

다시 히터를 키고 열이 올라올 때까지 기다릴 것인가 아님 낼 오픈해서 나머지 한쪽을 끼 울 것인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했어야 했는데 행복한 안경사는 답안지에 없는 엉뚱한 것을 선택했습니다.



'그냥 좀 더 힘을 줘서 밀어 넣자.'



보통은 이 방법으로도 충분히 해결이 됩니다.

하지만 할아버지 안경테는 오랫동안 푹 삭혔던 안경이란 사실을 까먹고 있었죠.

결과는.... 뚝~! 

하고 끊어져 버렸습니다.


'아. X됐다.'



웬만한 제품이면 어떻게든 수리를 해보겠는데

오래되서 뿔테안경의 성질이 변한건지 원래 마비스 안경이 특이한 소재인지

알고 있는 지식 선에서는 해결이 안되더군요.


오랜 경험에 비춰봐서 이런 경우는 

그냥 손님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처분을 기다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다음날 문 열자마자 할아버지가 들어오시더군요.


"안경 다 됐지?? "


"저..아무래도 할아버지 안경이 수명이 다 된 것 같습니다.

어제 밤에 제 손에서 운명을 달리하셨습니다."




그렇게 말하면서 부러진 안경을 보여 드렸습니다.

당연히 기분 상해 하시더군요. 

애 낳으러 산부인과 보냈는데 멀쩡했던 부인이 죽어서 나왔으니..(비유가 너무 끔찍한가??...) 그럴만도 하겠지요.


"수리는 안될 것 같고 다른 적합한 선글라스로 대체해 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이것 저것 많이 보여드렸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 손님 어떤 것도 맘에 들어하지 않더군요.

요즘은 구경하기도 힘든 오랜 구형제품에 취향이 있다보니

최근 나오는 신형 제품들이 눈에 들어올리가 없나봅니다.



'그럼 어쩔 수 없지. 내 비장의 무기를 보여주마'


강남 편집샵에서 매매 문의가 들어왔지만 가볍게 무시한 채 여전히 고이고이 모시고 있던

행복한 안경사의 빈티지 컬렉션에서 안경을 몇 개 꺼내 옵니다.



칼 자이스안경, 크리스찬디올 안경,등등 1980~90년대를 주름 잡았던 빈티지한 안경을 보더니

약간 마음을 움직이시더군요.


결국 눈썰미 좋은 할아버지 손님 그 중 가장 괜찮은 크리스찬 디올 안경테를 선택합니다.

엉엉


하지만 어떨 수 없지요. 행복한 안경사가 잘못한 것이니깐요.ㅜㅜ

아쉬운 맘에 사진이라도 남겨 봅니다.








최근 인기있는 티에리라스티에 사용되는 시트와 비슷한 색상으로 

여러가지 칼라가 믹스되어있지만 화려하거나 어지럽지 않고 오히려 깊은 색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시 사진으로 보니 아쉬운 맘이 더하네요.

하지만 제가 망가트린 손님안경도 할아버지에겐 소중한 안경이었을테니

무승부로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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